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처음 푸딩을 먹어본 날의 기억-트렌드의 중요함

by ROA LEE 2022. 12. 30.
728x90

서울우유 푸딩

푸딩이라는 것이 처음 나온떄가 아마 내가 초등학교 6학년쯤이었을 것이다. 광고를 보고 부모님을 졸라서 동네 가게에 푸딩을 사러갔던 날이 생각난다.

꽃잎모양의 투명한 용기 바닥엔 까만 캬라멜 시럽까지 있는 예쁜 색과 모양.광고에선 탁 뒤집으면 예쁜 모양으로 접시에 달랑달랑 움직이며 담기던데 정작 내가 해보니 거꾸로 해도 깨끗하게 잘안나왔던 기억.

동화책 속에 나오는 여자주인공들의 옷감을 묘사한 모슬린이니,프란넬이니 하는 단어들을 재미있어하던 때였으니까 푸딩도 아마 여주인공들이 먹던 음식이 아니었을지.

여튼 1970년대에 서울우유푸딩이 세상에 나왔었고

내 기억에 그건 장렬히 패배한후 시장에서 사라졌었다.

처음 스푼으로 떠먹었을 때의 그생경함,맛없음,많이 달지도 않고 뭉그러지는 그 질감에 너무나도 질색했던 기억이있다. 내가 그랬기때문에 푸딩이실패했다고생각하는걸까?누군가는 천상의맛을 맛보았다고 생각했을까?

하지만 그이후로 그푸딩을 오랫동안 보지못했던 걸로 보아 분명 계속 시판되지는 않았던 것같다.

아무리 인터넷 검색을 해도 전혀 사진을 찾을 수가 없다. 유리병에 담겨 배달되던 서울우유 사진은 있는데 푸딩사진은...그래서 내기억의 오류가 있더라도 확인이 불가하다.

요즘 우유가 많이 남으면 난 푸딩을 잘 만든다. 예쁜 푸딩용 병도 대량 구매했을 정도. 젤라틴가루만 집에 사다놓으면 바닥에 설탕을 녹여 미리 캬라멜만든 것을 조금씩 담아둔 병에

우유에 계란과 설탕을 넣고 저은 푸딩액을 넣고 굳히기만 하는것으로 끝나는,간단하면서도 예쁜 디저트가 되니까. 집에서 만드는 것은 달지않게 만들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문득,모든 것은 시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다 떠오른 옛기억이다.요즘 나왔으면 힛트상품이 되었을텐데 과거에 너무 빨리 나와서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던 것들. 얼마나 많을까. 미리 해외물을 먹은 사람들만이 이해했을만한 것들.

그래서 트렌드를 읽는것이 정말 중요한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1990년만 해도 월급모아 루이비통백을 산다는일본인 얘기를 듣고 놀라면서

나라면 그돈으로 백 10개 사겠다 했던시절이 있었으니까.

대학다닐떄 부잣집 딸이던 친구가 가짜구찌 화장품 케이스를 들고다닐때도 난 그 로고가 뭘 의미하는지도 몰랐었지만 친구는 알고있었을거라는걸 아주 먼 후일에 알았었다.

그친구가 진짜 구찌가방을 들고 다녔다 해도 난 아마 그것이 비싼건지도 몰랐을테니 부러워하지도 않았을거고...

뭐가 좋은건지 모르겠다. 몰랐으니 행복했던건가.

그런 비싼것을 좇는 사람의 심리를 알고 명품을 수입해서 팔았던 사람들은 부자가 되었겠지.

그래서 트렌드를 알아야 한다

그것이 오늘이 결론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