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어머니의 숫자만큼의 음식이 있다고 하고 사람들은 그맛을 그리워한다.
나이들면서는 더욱 더 먹고 자란 음식이 좋아진다.
명동 칼국수는 우리엄마가 제일 좋아하시던 음식. 어릴때부터 엄마를 따라다니며 먹었던 음식이라 지금도 명동엘 가면 칼국수 이외의 다른 음식을 먹지못한다.
그때문에 내 딸아이도 나를 따라 명동칼국수를 먹고자랐고 지금도 소울푸드처럼 찾는 음식이라고 한다.
오늘도 일이 있어 명동에 갔다가 혼자서 명동칼국수를 갔다. 점심시간 전이라 자리가 여유있었지만 12시를 넘긴 시간이 되어서는 근처 직장인들로 줄을 길게 섰다. 아직도 인기장소라는것이 놀랍다.
사실 명동칼국수는 닭육수에 얇은 만두 4개가 올라간, 시원한 해물칼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느끼할 수도 있는 고기육수의 칼국수다. 칼국수보다는 여기의 마늘냄새 푹푹 나는 매운 겉절이때문에 이곳을 찾는거다.칼국수를 다먹을때까지 김치를 3-4번은 리필해 먹어야 끝이나는 환상의 궁합.
내 아주 옛날 기억엔 1400원이던 국수가 지금은 만원이지만 다른 물가가 오른것에 비하면 참을 만한 수준이다. 국수와 밥을 원하면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고 김치도 그러하니까. 물론 난 밥이나 국수를 추가해 먹는일은 없다.
외국인의 한국관광안내책자에 명동칼국수가 소개되어있는지 일본인이 쿠폰같은걸 내고 먹는걸 본적도 있는데
과연 매운걸 못먹는 일본사람이 이 국수를 먹고 맛있다고 감탄할 수 있을까? 더구나 저 마늘김치는 절대 일본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것 같지는 않은데. 분명 호불호가 있을것이다.
명동칼국수라고 늘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건 아니다. 내입맛에도 어느날은 김치의 마늘이 속이 아리도록 맵고, 어느날은 샐러드처럼 너무나 맛있어서 여러번 먹게되고,국물도 어느날은 너무 짜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때마다 이제 그만와야지, 하면서 나오지만 한참 발길을 끊으면 다시 생각이 나는 희안한 칼국수. 이것을 '추억의 맛'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
언젠가는 명동칼국수를 별 특별한 맛으로 생각하지 않는 세대들이 명동을 가득 채울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그들의 부모를 따라 먹었던 맛으로 계속 전해지면서 그 명성을 유지할 수도 있겠다.
지금 엄마에게 명동칼국수 드시러 가자고 하면 명동까지 먼길을 나서는것이 힘드신지 예전처럼 반가워하시진 않는다. 아마 더이상 엄마와 명동칼국수를 먹을 수는 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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