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al

도시락을 샀다,나만을 위한

by ROA LEE 2022. 9. 16.
728x90

도시락

나는 도시락을 좋아한다. 아니 도시락 싸는것을 좋아한다고 해야할까.

가까운 서울대공원 둘레길을 남편과 걸을때도 락앤락통에 간단한 반찬과 밥,과일을 싸가서 벤치에 앉아 먹는것이 그렇게 재미있다. 아이들 어릴땐 아무도 가지않는 동네공원에도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가 먹었는데 그때 쓰던 찬합들은 이제 다 정리해버렸다. 아이들이 커서는 함께 소풍할 일이 없어졌기때문에.

남편과의 가벼운 나들이엔 그냥 칸막이가 되어있는 플라스틱 통이면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요즘 공부하러 다니면서 그 근처에 마땅히 사먹을 곳이 없다보니 샌드위치를 자꾸 먹게되었고 그닥 맛있지도 않은 샌드위치를 반복해서 먹는것이 건강하지 않게 느껴져서 그냥 집에서 먹던 반찬만 넣어가서 먹어도 도시락을 싸야겠다 고 생각을 하게되었다.

그런데 막상 나를 위한 도시락을 싸려니 그냥 반찬담는 락앤락통에는 싸기 싫었다.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기로 마음먹었으니 도시락도 예쁜통을 갖고싶었다. 검색에 검색을 반복하다가 예쁜 일본도시락에 꽂혔다. 플라스틱이긴 하지만 칠기처럼일본전통문양이 있어 내 상상속의 '벤또'에 담긴 반찬들이 예쁠것 같았다. 결국 다이소에만 가면 흔히 있는 플라스틱 도시락의 4-5배의 가격을 주고 주문을 한 도시락이 어제 도착했고 오늘 간단한 두부치즈구이와 버섯잡채를 담아가서 맛있게 먹었다.

집에있는 손수건으로 꽁꽁 묶은 모양도 이쁘다

아무도 내가 어느도시락통에 도시락을 담아와 먹는지 관심도 없지만 그냥 혼자 기분이 좋았다. 락앤락처럼 밀폐도 되지않아 가방에 넣어다닐떄 조심해야하지만 폭이 좁아 작은 가방에도 넣을 수 있고 예쁘니까 다 용서가 된다.

한달간 도시락을 싸면 외식비보다 싸니까 결코 비싼가격이 아니다. 그리고 올가을 걷기여행에 내 도시락은 많이 함꼐하게 될 것 같다. 하루종일 공부하고 도시락 먹고...다시 학생이 된 느낌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