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을 잘 찍고싶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산다. 멋진 사진도 좋지만 몃진영상들로 내 일상을 찍어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 그래서 어디든 놀러가거나 가족모임을 할때면 늘 조금씩 영상을 찍어두는데
편집실력이 꽝이라 조각난 영상들이 핸드폰 구석에 남아있을 뿐이어서 끝맺음이 없는 편지같이 마음구석이 늘 찝찝하다.
한때는 유튜브를 하고 싶었다. 이생각은 꽤 오래되었는데 내가 원하는 정보들이 유튜브에 없을때, 예를들어 젊은아이들의 화장법 말고 50대의 화장법, 헤어스타일, 젊은이들의 옷입기 말고 나이들어서 고상하게 옷입는법 같은거...
한때 인터넷 쇼핑몰을 해본 경험도 있고 옷도 워낙에 좋아하기때문에 내 나이또래의 옷입기 정보를 함께 나누면 어떨까 했었다. 그런 생각만 하다가 세월이 지나 요즘은 5,60대의 패션유튜버들이 너무나도 많고 내가 하고싶던 바로 그 컨텐츠들로 대박을 낸 유튜버들도 많다. 늘 망설이다가 다 지나가버리는게 내 성향이다.
지금도 몇가지 꼭 필요한데 없는,사업아이템이라면 사업아이템인 것들이 마음속에 있지만 역시나 누군가가 만들어주길 바라고 있을뿐 내가 나서지는 않고 있다. 10년만 젊었어도 라는 핑계를 대면서.
오늘 글을 쓰는건 집안꾸미기,정리하기 를 잘 하는 어느 주부의 예쁜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저 유튜버는 청소를 할때도 설겆이를 할때도 외출복을 입고있구나 그래서 저 화면들이 예쁜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지금 옷차림은 수면바지에 아들이 안입는다고 내놓은 기모맨투맨티셔츠.
이런 차림으로는 그 어떤 예쁜 집꾸미기 영상에 피사체로 찍혀도 아름답지 않을것이다. 밖에 나갔다와서도 썬크림이 답답하여 들어오자마자 세수를 하는데
정작 내가 제일 잘보여야 할 사람은 남편인데 내 남편은 늘 내 화장안한 얼굴과 부시시한 옷차림만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이거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입는옷' 이라고 이름지운 옷들은 편안하기만 한옷,클수록 좋고 어디 한쪽이 늘어지거나 무릎이 나오거나 해서 밖에는 입을 수 없지만 마냥 편한 옷들이다. 그리고 예쁘고 비싸고 촉감이 좋은 고급옷들은 언젠가 한번을 위해서 계속 옷장안에서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불합리한 일인가. 가장 내가 시간을 많이 보내는 집에서 피부에 닿는 느낌이 부드러운 고급 스웨터를 입어야 하지 않을까. 남편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예쁜 원피스를 꺼내입어야 하지 않을까.젊었을땐 나도 이러지 않았는데.
역시나 옷을 좋아하시는 시어머님이 얼마전 옷장에서 그옛날 제일모직이 '골덴텍스'라는 메이커를 달고 나온 시절의 모직 스웨터들이 텍도 떼지않은 새것으로 남이있는것들을 꺼내주셨다. 뭐하나 맘에 드시면 색깔별로 사서 쟁이시고 좋다 싶으면 나중에 헤질때를 생각해서 더 사두시는 성격이시긴 하지만 집에선 구김이 잘 가지않고 세탁기에 막 돌려도 된다며 나이론 혼방스웨터를 입으시면서 그런 고급스웨터는 아끼시느라 못입으시다가 이젠 며느리에게 주시는 걸 보면 정말 잘못된 소비를 우리는 하고 있다 싶다.
버리기 전엔 더 사지 않기.에 더하여
있는것 아끼지 말고 쓰기.
비싸도 매일쓰는것엔 과감히 지불하지만 몇번 안쓰는것엔 아무리 싸도 지불하지 않기.
내년에 지킬 결심들을 요즘 생각하고 있는데 그중에 소비관련해서 꼭 넣을 문장들이다.
아들이 버리는 옷을 줏어입지 않기도 추가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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