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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혼자는 외롭고 사람은 어렵고

by ROA LEE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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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

한동네에 20년 이상을 살면서 아이를 키우다보면 학창시절 친구보다도 가까운 친구들이 생긴다. 바로 아이친구 엄마들.

아이들 초등학교시절 학교에 급식봉사,청소봉사 하러 다니면서 이런저런 모임으로 이어져 온 사람들의 아이들이 어느덧 결혼을 할 나이가 되었으니

우리들의 인연도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사이들이다.

그런 사이임에도 요즘에 모임에 나갔다오면 너무나 피곤하고 다음에 나가지 말까 를 생각하게 되는 일이 잦아진다. 특히 그날의 대화가 남의 험담으로 이루어졌다던지 남을 질투내는 사람의 말을 들어주기가 피곤했다던지 할때는 더 그런데

사람을 대하는데 어떤 임계치가 있어서 같은 말을 들어도 어느땐 그냥 그러려니 들어주다가도

어느날은 그 말이 뾰족하게 느껴져서 기분이 별로다. 어쩌면 상대방의 의도가 뾰족하기때문에 그걸 알아차리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으면 더 둥글둥글해지고 포용력이 넓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작은일에 더 삐치고 서운하고

이세상 얼마나 산다고 내가 싫은걸 참고 지내야 하나 하는 마음마저 들때가 있다. 손절할 인간을 계속 끌고가면서 내 에너지레벨을 낮추지 말라는 강의도 있는걸 보면 아마도 인간관계는 끝없이 힘든 것인가보다,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하면서 위로를 받는다.

학창시절 친구라고 100%마음에 드는건 아니다. 친구끼리도 질투하고 시기하고 싸우기도 하다가 다른 잘 맞는 요소들때문에 다시 화해하고 친구가 되는것. 한가지 맘에 맞는것 떄문에 다른 모든게 용서될 수도 있는게 친구다.

누가 나이들어서 진실한 친구를 찾는 일은 바보같은 짓이라고도 하더라. 나이들어선 진실한 친구보다 나가서 밥한끼 같이 사먹을 수 있는 친구가 더 필요하다고. 할머니들이 공원 벤치에 주루룩 앉아서 햇빛쬐기를 하시다가  지나가는 할머니 누가 와서 옆에 앉던지 금새 말벗이 되고 가져온 고구마를 나눠먹는것처럼 

인간은 친구가 필요하다. 학창시절 친구와는 다른의미에서의 친구. 이웃에 이사온 할머니가 나이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한없이 반가운 할머니친구. 나혼자 잘났다고 집안에 나홀로 칩거하다가는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피곤한 모임에서 돌아오면 낮잠을 자자. 자고 일어나 기력이 회복되면 그날의 피곤했던 기억도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오래된 인연의 고마움만이 남는다. 자주 못만나는 학창시절의 친구들보다 오히려 더 집안 속속들이 사정을 잘 알고 시집살이의 고난도 함께 위로해주던 이웃사람들을 한순간의 욱 함으로 날려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함께 나이먹는 친구는 남편만큼이나 소중하다고 스스로에게 충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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