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이사할 집 인테리어를 올수리가 아닌 간단하게만 할 생각이면서도, 그래도 아무렇게나 인테리어업자의 권유로 선택하고 싶지는 않아서 이것저것 유튜브로 남의집 랜선집들이 영상들을 보면서 참고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집 내부가 너무나 비슷하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한 폐해라고도 나는 생각하는데 세계 어딜가든 드라마에 나오는것과 비슷한 외관의 카페와 커피잔을 보면서 그나라에서만 특별히 느낄 수 있는 분위기라는게 점점 사라지고 있는 느낌인데
인테리어도 그런것 같다. 유행하는 화이트인테리어니 그레이벽지니 타일바닥재니 대리석바닥재니,마루색도 작년까지는 화이트스웨디쉬였는데 올해는 오크라느니...
인테리어라는 것이 한번하면 이사가기 전까지는 바꿀 수 없는것인데 유행타는 아이템으로 하고싶진 않다. 내가 한 최초의 인테리어에서 체리색에 얼마나 질렸는지. 그당시 마루도,아트월도 몰딩도 모두 체리색이던 시절이어서 그 색만 보면 몇년도에 인테리어를 했는지 알 정도였다. 그때보다는 다양성이 존재하고 고를 자재들도 많긴 하지만 분명 요즘 유행하는 아이템들로 꾸민 젊은 사람들의 집이 내눈에도 예뻐보인다. 잘못하면 체리색을 선택했던 실수처럼 또 요즘 초 유행하는 색들로 채워진 인테리어를 하고 말것 같다.
그러다가 알고리즘으로 보게된 일본의 구옥. 노인이 사는 오래된 일본주택의 모습인데 낡은 마루에 낡고 좁은 부엌이지만 반들반들 닦고 치워진, 일본스럽게 깔끔한 주부의 살림살이가 정겨워보였다.
문득,젊은이의 집과 나이든 사람의 집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하는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노인티나게 꾸미자는게 아니라
새것도 좋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최대한 살리면서 깔끔하게 사는게 좋겠다는 생각.
베이스만 깔끔하게, 그리고 나머지는 너무 요즘스럽지 않은 것들로 채워지게 말이다. 말이 어려워 보이지만 한마디로
몽땅 버리고 새로사려고 헀던 나의 마음을 조금씩 접어야겠다는 말이다.
남편이 젊어서부터 쓰다가 결혼하면서 가져와 지금까지 쓰는 오랜 책꽂이도
이사한 집에선 천덕꾸러기로 다용도실에 넣어버릴까 생각했는데
마음을 바꾸어 내 공부방에 제일 잘보이는 곳에 두어야 겠다는 생각.
오래되어 가죽이 변색된 소파도 그나름의 멋으로 예쁜 천으로 덮어가며 그냥 사용하자는 생각.
또한 좀 편해져볼까 싶어 살까 했던 로봇청소기도 그냥 사지않기로 했다. 영상속 일본노인이 다리를 다쳐 오래 누워있다가 간신히 회복되면서 노인용보행차를 밀고 다니는데 그의 소원은 내 두발로 걷는것이다. 그걸 보며 내 사지육신이 멀쩡할때,청소할 수 있는것도 행복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어머님처럼, 95세이시지만 아직도 김치담그시고, 반찬가게에서 반찬사드시는 법 없이 시장가셔서 몸에좋은,드시고 싶은 식재료 사서 요리해드시고, 언제 찾아뵈도 늘 방금 청소한 것처럼 깔끔하게 하고 사시는 우리어머님처럼 살아야 건강하게 사는 인생일테니까.
어느 정리 전문가가 한말이 생각난다. 부자들의 집은 정리가 잘 되어있고 깨끗하다.
새집의 인테리어는 깔끔하게 정리정돈만 잘 하고 살면 될것이다.
나이들수록 미니멀리스트가 되어야 하는것은 맞는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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