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얼마전 당황했던 기억이 떠올라 기록.
네이버 지도에만 의지하고 낯선 곳을 찾아간 적이 있다.
역에 내려서 택시를 탔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먹통. 블랙아웃되어있다. 택시기사님께 어디로 가달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찾아가는곳 상호는 하늘의 별만큼이나 흔한 이름이라 상호만으로는 검색이 될 수 없었다. 어느 동인지 만이라도 알아야하는데 그 동도 모른다. 내 네이버지도만 열면 미리 즐겨찾기를 해두었는데. 나름 단단히 대비해둔다고 배터리도 가득 차있었는데 왜 갑자기 핸드폰이 꺼져서 켜지지 않는걸까. 날씨가 추워서였을까. 왜, 너무추운날은 배터리가 나간다고 하지않던가.
일단 택시에서 내려 가까운 핸드폰가게에 들어갔다. 다행이 내 핸드폰통신사가 아닌데도 친절한 직원은 충전줄도 끼어보고 하면서 살펴준다. 이리저리 만져보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켜진다. 어찌된거냐고 물으니 강제부팅하는게 있다고 한다.
우선은 강제부팅했으니 추후 as센터에 가서 원인을 알아보라고 했지만 그날 이후 정상작동되고 아무일 없어서 또 그냥저냥 시간이 지나고 있다.
그때,핸드폰이 먹통이 되었을때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 느낌은 정말 끔찍했다. 기차표도 그안에 있고 주소도 그안에 있고,심지어 나는 내 가족의 핸드폰 번호도 못외우는데
이건 노예가 되어도 단단히 노예가 되었구나 싶었다. 어디 그뿐인가. 예전엔 무인도에 가면 무얼 가져갈건가 질문을 받으면 책이니 티비니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것들을 말했지만 이젠 핸드폰 하나면 그안에서 볼수 있는 무한한 컨텐츠들을 소비 할수있기때문에 무인도 자체가 두렵지 않은 지경 아닌가.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건 그건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가능하다는거고,데이터센터가 뒷받침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느날 세상의 전기가 사라지는 날,우리의 핸드폰도,유튜브도,인스타그램도,넷플릭스도 다 무용지물이 되는것이다.
그렇다고 노예가 되길 거부할 것인가 하면 그럴 수도 없다. 이미 그럴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내 은행예금도,주식도 모두 거기있는데. 무엇 하나 쇼핑을 해도 다 숫자돈으로 지불되는데.
하지만 분명 어떤 대비책은 세워두어야겠다. 일단 중요한 사진이나 자료들은 다 외장하드에 백업해두고 백업을 생활화하기. 뭐 난 중요한것이라야 사진이나 메모들이지만 회사일을 핸드폰으로 다 하는 사람들은 더구나 그 작업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왠만하면 전화번호는 수첩에라도 적어두기.은행계좌번호도.
외우려고 노력하겠지만 날 믿을 수 없다.
그날 도와주신 통신사대리점직원분,감사합니다. 복받으실거에요.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존감 있는 인간이 되는법 (1) | 2023.01.31 |
---|---|
나이 든 사람의 집꾸미기와 미니멀리즘 (0) | 2023.01.25 |
덜렁거리는 딸의 가방분실소동 (3) | 2023.01.19 |
밍크코트 리폼 (2) | 2023.01.15 |
오랫만에 성당에 (2) | 2023.01.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