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 알아보러 다니느라 주말에도 좀처럼 못오는 우리딸. 이번주에 한군데 더 가보고 최종결정을 할것같단다. 이미 결혼반지는 정했는데 사이즈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다고한다. 소식만 간간히 카톡으로 전해준다.
이 철문은 을지로에 있는 카페입구다. 몇년전,요즘은 을지로가 핫하다며 엄마구경시켜준다고 데려간 곳. 낡고 쓰러져가는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5층에 자리한 카페였다. 헉헉대며 올라가보니 썰렁한 철문.@@ 투피스.twoffice.이름도 특이하다.
타일에 매직으로 메뉴가 써있다.저 분이 디자이너이자 사장님.아인슈페너가 유명하다기에 아마 그걸 먹었지?
검색해보니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다. 그당시 느낌으론 사장님의 용기있는 시도와는 달리 금방 문을 닫으리라 생각했었는데(5층을 커피마시러 올라오게 하다니 너무하잖아) 젊은이들의 갬성사랑은 지독한가보다. 수다를 떨기도 미안한 아주 좁고 다닥다닥한 카페였더랬다. 아,그리고 5층이니만큼 뷰가 멋졌었지.
우리 딸은 애교만점의 싹싹한 딸은 아니지만 속정이 깊은 아이다.어디어디 맛있고 유명한 곳이면 꼭 엄마아빠를 데리고 간다. 꼭 가야한다며 거의 끌고가다시피한다. 그덕분에 난 서울 요소요소 핫한 곳을 꽤 많이 가본 중년여성일거다.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칵테일을 마시던 익선동 바에 데려가서 비싼 양주를 시켜줬는데 평생 처음이라 너무 비싸다고 만류하는 내게 '돈은 이럴때 쓰려고 버는거다'며 호기를 부렸었지.
너무너무 많은 추억의 장소들이 있지만
딸과의 추억하면 이상하게도 저 힙지로의 카페가 제일먼저 떠오르는건 왜인지.
아마도 정말로 보통 딸이면 엄마를 데려가지 않았을텐데 우리딸이니까 데려와줬구나 하는 고마운 마음이 켰었던 걸까?
아니면 카페분위기가 너무 충격적이어서?ㅋㅋㅋ
결혼을 하면
이제 이런곳을 함께 갈 일은 없겠지. 함께가고 싶어도 괜히 눈치를 보게되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늙어가고 너는 바빠지고...
이제 결혼까지 얼마 안남았는데, 30년 기른시간이 정말 얼마 안된것같은데
이럴거면 왜그렇게 시집가라고 잔소리를 했을까.
결혼식에 우는 신부엄마가 절대 되지 않으려면 결혼전에 미리 틈틈이 울어두어야 한다. 난 눈물샘에 늘 눈물이 가득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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