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모기한마리가 쌍커플 위를 물면서 잠을 깨서 모기를 잡느라 잠을 설쳤다. 그땐 몰랐는데 아침에 눈을 뜨는데 눈이 안떠진다. 물린 부위가 엄청나게(그야말로 엄청나게!)부어올라 눈이 붙어버린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요즘 모기가 원래 물리면 많이 붓기는 하지만 아무리 이불을 덮고 얼굴만 내놓고 잤다고 얼굴을,그것도 눈을 이렇게 만들어버리다니.
오늘은 두가지나 이벤트가 있던 날이었다. 지인의 딸이 성당에서 결혼식이 있었고 지난주 한국에 온 싱가폴사람인 남편친구부부가 돌아가기 전 한번 더 만나서 같이 치맥을 하기로 한 날. 지난번 만남에서 영어가 잘 안되어 답답했어서 오늘은 좀 더 영어를 제대로 써봐야지 싶어 이번주 내내 벼락치기 영어공부도 하고 있었는데
눈이 이래선 아무데도 나갈 수가 없다. 선글라스도,안대도 결혼식에 참석하기엔 적절하지 않다. 친구와의 만남은 물론이고. 쳐다보는 사람도 눈이 아파지는 느낌이 들거다.
결국 지인에겐 축의금만 보내고 미안함을 전할 수밖에 없었고
싱가폴 부부는 남편혼자 나가서 만나기로 하고 나는 종일 안떠지는 한쪽 눈을 부여잡고 요리하고 치우고 유튜브보고 등등 시간을 보내는데
그 어느것을 해도 힘들고 재미없고 불편하고 슬퍼지기만 했다.
인생이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훼방받을 수도 있구나.
잘 보이고 잘 들리는 일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거였구나.나는 참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았구나 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거의 득도 수준에 이르렀다.
만약 지인이 아닌 딸의 결혼식이었다면 신부엄마가 이런눈으로 나가있어야 했었겠지. 피할수도 없으니. 아니 그보다 결혼식 당일에 신부가 모기에게 이렇게 물리면 그건 정말 대낭패 아닌가. 앞으로 중요한 일 전날엔 무조건 홈매트를 켜고 자야겠다.
한치앞을 모르는게 인간이라지만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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